Ready made in Dasil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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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메이드 인 다실바
수원 행궁동에는 다실바 의상실이 있다. 그 곳 사장님께서는 사라져가는 사물들을 재조합하여 화분들을 만드신다. 제 역할을 잃어버린 기성품들은 다시 칠해지고 만들어져 새 역할을 부여받는다. 청소기는 더 이상 청소기가 아니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한 존재가 된다.
이번 '자기만의 방'에서 열리는 <READY MADE IN 다실바> 전시는 쓰임새를 잃어버리거나 사라져가는 기성품(READYMADE)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전시이다. 다실바 의상실 사장님이 만든 화분을 옮겨 그린 <다실바 화분> 시리즈와 작가가 사물의 이미지를 본래 용도와 상관없이 콜라주하여 그린 신작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라지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서 사라져가는 사물들이 작품으로 어떠한 새로운 의미와 상상력을 가지는지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미(READY) 때를 지나버린 사물들이 아니라, 다시 만들어질 준비(READY) 중인 사물들로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시가 되고자 한다.
'사라진다는 것은 동시에 다른 무언가가 된다는 것이다.'
사라지는 사물이나 공간을 볼 때마다 언젠가 나 역시도 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인가 나는 주변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시들어버린 꽃이 다시 거름이 되어서 또 다른 식물을 피우는 것처럼 사라진다는 것은 동시에 다른 무언가가 된다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사라짐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기존 작업이 '기록(record)'에 초점을 두었다면, 현재에는 '다시 만들어짐(remade)'에 집중한다.
평범해서 잊히거나 쓰임새를 다하여 사라져가는 사물들에 다시 이름을 붙이고 재조합함으로써 사물에 상상력을 부여하고 작품으로써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가능하게 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픽셀(Picture element)은 하나하나 생성되어가는 것을 상징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분열하여 소멸됨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연결되어있음은 사라지는 것이 끝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